어노인팅 | ANOINTING
아티클
Story

찬송가 4집, ‘어려운 일 당할 때’ 편곡 비하인드 스토리

이번 주 어노인팅 블로그에서는 [어노인팅 찬송가 4집]에 수록된 ‘어려운 일 당할 때’ 편곡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아보았습니다. 편곡과 작사로 참여한 채푸른 한경숙 연주자의 고민과 기도가 고스란히 담긴 편곡 과정에 대한 이야기!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한경숙(메인 건반) / 채푸른(신디사이저)

Q. 이번 앨범에서 멜로디와 분위기가 많이 바뀐 곡들중 하나에요. 누가 이 곡을 먼저 선곡해왔나요? 또 이렇게 새로운 멜로디로 탄생하게 된 과정이 궁금해요.

한경숙 : 지난겨울, 목요예배를 준비하던 중 푸른 간사님이 편곡한 버전을 들려주었어요. 이 곡은 어릴 때부터 많이 불러왔고 힘든 시간을 지나갈 때 생각나는 찬송 중에 하나였는데, 새로운 멜로디로 입혀진 이 곡이 낯설지 않고 한번에 정서적으로 다가왔었어요.

채푸른 : ‘어려운 일 당할 때’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찬송가 중 한 곡이었거든요. 편곡하면서 제일 먼저 했던 작업은 기존 멜로디를 싹 비우고 가사만 계속 묵상하는 거였어요. 처음엔 이렇다 할 선율이 딱 떠오르지 않아서 가사만 몇 날 며칠을 붙들고 있다가 어느새 6/8박자에서 4/4박자로 자연스럽게 제가 멜로디를 붙여가며 부르고 있더라구요. 기존 찬송가의 리듬이 6/8박자여서 다소 단조로울 수 있을뻔한 리듬을 4/4박자로 바꾼 것만으로도 꽤 큰 변화로 느껴진 것 같아요. 그리고 후렴 선율은 완전히 바꾸지 않고 기존 멜로디에서 조금씩 변화를 주며 멜로디를 그려나갔구요.

Q. 편곡 초반에 멜로디가 나오지 않아 가사만 묵상한 시간이 길어졌다고 했는데, 그 시간 동안 어떤 생각들을 하셨나요?

채푸른 : 일단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코로나로 저의 삶이 지쳐있고 무기력했어요. 많은 분들도 그러하셨을 텐데요. 그런 시간을 지나며 우리 주변, 사회, 나라 안팎에서 정말 어렵고 쉽지 않은 현실들에 둘러싸여 있는 ‘나’라는 개인은 소망 없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떤 소망을 그리며 살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묵상을 하면서 이런 고민들을 하게 된 지난 몇 년을 가사에 비춰보게 되었고, 세월이 지나도 결국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예수뿐이라는 고백이 담긴 이 곡을 나누고 싶었어요. 제가 느낀 이 감정을 음악이라는 도구로 잘 전달할 수 있을까 혹은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 맞나라는 조심스러움이 있었지만, 저의 계산이나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하나님만의 방법대로 각자에게 풀어가시리라 믿어요.

채푸른 연주자의 편곡 노트

Q. 원곡 가사 외에도 특별히 브릿지 부분이 추가되었더라구요. 이 부분 작사에 경숙 간사님께서 참여하셨다고 들었어요.

한경숙 : 맞아요. 합주를 하며 함께 이 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존 찬송가 가사와 연결하여 좀 더 확장된 고백이 있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어서 브릿지 부분을 추가적으로 쓰게 됐어요.

의심과 어둠, 두려움에 싸여
낙심하고 있는 나에게
주가 등불 되사
나의 길을 인도하시네
비춰주시네 ‘어려운 일 당할 때’ 가사 중

Q. 저는 브릿지 가사 중 ‘등불’이라는 가사가 인상적이었어요. 특별히 이 단어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을까요?

한경숙 : 삶을 살아가면서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막막한 밤의 시간을 지나갈 때가 있는데요, 가깝게는 우리 모두가 팬데믹으로 고통의 시기를 마주했었죠. 돌이켜보니 그 시국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 불확실함, 불안함이 만들어내는 두려움이었던 것 같아요. 모든 것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 가운데 선명하게 나를 붙잡아 준 것은 주께서 모든 시간 가운데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약속의 말씀(마 28:20)과, 말씀이신 주께서 내 발의 등불이고, 내 길의 빛이 되신다는 시편의 고백이었어요.(시 119:105) 밤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분들에게 우리의 살아가는 모든 시간 속에 주께서 등불이 되셔서 우리의 길을 인도하시고, 그분의 빛이 우리를 감싸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밤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우리의 모든 시간 속에
주께서 등불이 되셔서
우리를 인도하시고
빛으로 감싸고 있다는 것

찬송가 4집 녹음 집회 현장 중

Q. ‘어려운 일 당할 때’에서 채푸른, 한경숙 간사님이 고른 ‘내 마음을 감동한 한 소절’이 있다면?

한경숙 : “세월이 지나갈수록 의지할 것은 예수뿐일세” 이 곡의 가사가 다 주옥같지만 한 소절을 선택한다면 이 부분입니다. 정말 “아멘”이 되는 고백이에요. 어릴 때 어머니가 집안일 하시면서 이 가사를 반복적으로 많이 부르시는 것을 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왜 그러셨는지 알 것 같아요. 이 고백을 할 때마다 나의 모든 시간의 주인 되신 하나님께 나의 삶을 맡기고 오늘도 그분을 온전히 의지하며 살아가기를 소망하게 됩니다.

채푸른 : 저는 “밝을 때에 노래와 어둘 때에 기도로 / 무슨 일을 만나도 예수 의지합니다” 이 가사인데요 이 가사는 여전히 저에게 깊은 울림으로 남아있어요. 밝음과 어둠이라는 이 대조되는 단어가 각자 어떤 삶을 살았는지 또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에 따라 명도의 차이가 다 다르게 느껴질 것 같아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처한 환경도 다 다르지만, 저마다의 밝을 때와 어둘 때에 한 분이신 주를 노래하고 주께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격스럽게 다가왔어요. 너무 절망스럽고 낙심하는 일을 만나면 우리는 정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지 오해를 할 때도, 원망을 할 때도 있잖아요. 하지만 우리를 둘러싸는 희로애락의 모든 순간에 우리와 함께 하셨고 은혜로 이것들을 깨닫게 되면 결국 우리가 고백하게 되는 말 무슨 일들을 만나도 기댈 수 있는 것은 예수 오직 예수뿐임을 고백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귀한 가사가 담긴 이 곡이 위로와 소망이 되기를 바랍니다.

세월이 지나갈수록
의지할 것은 예수뿐일세
무슨 일을 만나도
예수 의지합니다 ‘어려운 일 당할 때’ 가사 중

[어노인팅 찬송가 4집] ‘어려운 일 당할 때’ 바로 듣기

  • * 블로그 글의 무단 재편집, 기사화를 금합니다.

2022.09.14

인터뷰. 강은별
사진. 오병환(@saramsazin). 채푸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