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노인팅 | ANO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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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가 4집, ‘구원으로 인도하는’ 편곡 비하인드 스토리

지난 7월, 어노인팅 찬송가 4집이 발매되었습니다. 이번 앨범은 올해 봄, ‘찬송가 4집 녹음 집회’의 실황을 녹음하여 만들어진 앨범인데요. 오늘은 그중, 8번째 트랙 [구원으로 인도하는]의 예배인도자인 최요한 간사님과 작사와 노래로 섬긴 백나혜, 송영준 싱어 두 분의 인터뷰를 통해 편곡 과정에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Q. 이번 찬송가 앨범이 지난 3집으로부터 무려 4년 만에 나왔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더 반갑게 느껴지고요. 어노인팅에서는 계속 찬송가를 편곡하여 앨범을 꾸준히 내고 있는데, 단순히 음악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최요한 : 어노인팅은 회중예배를 위한 찬양을 중심으로 사역하고 있어요. 특히, 찬양 중심의 예배를 떠올리면 젊은 세대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어노인팅은 어느 세대를 특정한 예배보다는 모든 세대가 함께하는 예배를 지향하고 있죠. 그러기 위해서는 전 세대가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필요한 것 같아요. 기성세대에게는 익숙한 멜로디와 가사, 젊은이들에게는 친숙한 리듬과 장르가 필요한데요. 이 두 가지를 충족할 방법으로 오랜 시간 한국교회의 사랑을 받는 찬송가를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편곡하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만들어진 어노인팅 찬송가 1,2,3집은 오랫동안 꾸준히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예배와 삶에서 불리며 들려지고 있는데, 이번 찬송가 4집도 예배자들의 고백을 돕는 귀한 도구로 사용되길 기대해 봅니다.

Q. 특히 이번 앨범 중 [구원으로 인도하는]은 원곡과 많이 달라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곡의 구성이 인상적이었어요. 인도자와 싱어들이 한 명 한 명 자기의 이야기를 풀어 놓듯이 이야기하는 이런 구성은 처음에 어떻게 나오게 되었나요?

최요한 : 이번 찬송가 집회에서 저희 팀이 준비한 예배 주제는 간략하게 ‘우리를 부르신 분’ - ‘우리와 동행하시는 분’ - ‘영원에서 영원 끝까지 찬양받으실 분’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중 ‘구원으로 인도하는’은 우리와 동행하시는 분이라는 주제에 해당하는 곡이 되겠네요. 처음 의도는 찬송가 원곡의 멜로디를 그대로 사용하고 화성과 리듬을 변화시켜 편곡할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콘티의 다른 곡들도 동일한 계획으로 편곡이 진행되고 있어서 한 곡 정도는 독특한 구성으로 편곡 방향을 잡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선택된 '구원으로 인도하는'은 제목만 동일하지, 거의 새로운 곡이 되었죠. 처음에는 원곡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사를 간략하게 다듬는 작업이 시작되었어요. 그 가사가 바로 1절의 가사가 되었고요. 그러던 중 구원을 향해 걷는 예배자들의 실제적인 고백이 좀 더 생동감 있게 담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앨범 사역 담당자인 박기범 간사님과 함께 방법을 고민하던 중 절(VERSE) 부분을 독창으로 정하고 각 파트를 담당하는 싱어가 직접 가사를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힘이 모이게 되었네요.

구원으로 인도하는 그 문은 좁고
생명의 길은 참 험하죠
세상 사람들 큰 문을 향하지만
우린 예수 따라가리 '구원으로 인도하는' 가사 중 (최요한 작사)

싱어 백나혜 / 송영준

Q. 이런 과정에서 싱어들이 참여하게 되었군요! 내가 부를 부분의 가사와 멜로디를 직접 쓴다는 게 두 분에게 특별한 경험이면서도,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땠나요?

송영준 :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찬송가에 새로운 가사를 덧붙여 쓴다는 게 결코 쉽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할 때 원곡의 가사가 이미 완벽해 보이기도 했구요. 그렇게 심적 부담감 플러스 거룩한 부담감을 갖고 한창 가사를 쓰기 시작했을 때, 합주를 하던 중 최요한 간사님께서 합주하며 “이 노래는 구원으로 함께 걸어가는 서로에게 격려가 되는 곡이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거기서 좀 실마리를 찾았던 것 같아요. 이 가사를 들으며 고백하는 예배자분들을 강하게 격려할 수 있는 가사와 멜로디를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저 개인의 고백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될 수 있는 가사를 쓰고 싶었어요.

백나혜 : 질문해 주신 것처럼 예배자분들의 믿음의 동역자로서 함께 고백할 수 있는 가사를 담는 일이 특별해서 귀한 경험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이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곡을 써나가고 있던 중, 팀원들과 합주를 하다가 싱잉 랩으로 고백해 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개인적으로는 부르는 데 있어 낯설고 서툰 장르라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각자마다 받은 은혜가 다르고 경험한 것이 다름에도 결국 그 모든 것이 주님의 인도하심 안에 있듯이 그것을 표현하고 나누는 방법도 다양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결과적으로는 이런 과정에서 조금 더 고민들에 대해 풀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Q. 합주를 거듭할수록 확신의 랩으로 나아가던 나혜 자매님의 목소리가 떠오르네요. 마치 한편의 간증처럼 솔로를 해주셨는데, 가사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나요?

백나혜 : 말씀에서도, 이 찬양에서도 말하고 있듯 사실 믿음의 길을 걷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그리스도인들이 겪고 있잖아요. 저는 모태신앙인데, 신앙생활에서의 오랜 익숙해짐과 불편함에서 세상의 넓은 길과 편한 삶은 한 방울의 유혹처럼 넓게 퍼져 나갔던 것 같아요. 제 입장에선 믿음을 지키기 위한 행동들이지만, 그런 방식이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의 말에 휘둘릴 때도 있었구요. 하지만 가사 중에 ‘어디로 갈지 몰라 엉킨 내 맘 주 앞에 설 때 나는 깨달았네’로 표현했듯이,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심으로 기다리고 계시고 어둠 가운데 빛으로 인도하심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기에 그런 메시지를 가사에 담고 싶었어요. 또 그 좁은 길을 같이 걸어갈 수 있는 주님이 허락하신 공동체가 있다는 것도 함께 전달하고 싶었구요.

많은 사람들이 내게 말을 하죠
여기에 넓은 길 편한 삶 다 있다고
어디로 갈지 몰라 엉킨 내 맘
주 앞에 설 때 나는 깨달았네
그 길의 끝은 허무함뿐
나 주를 따라 함께 걷다 보면
부르신 그 나라에
한 걸음 더 닿아있죠 '구원으로 인도하는' 가사 중 (백나혜 작사)

Q. 영준 형제님이 쓴 가사를 처음 들었을 때 ‘두려워 떠는 모습 그대로’라는 가사가 마음에 남았어요. 특별히 이 소절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나요?

송영준 :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살아가지만 구원으로 가기가 좁기도 하고 그 틈이 비좁으니 참 힘들기도 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요. 과연 제가 고백하는 그 짧은 가사에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고백을 드릴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하나님을 처음 믿었던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예배들을 되돌아보게 되었는데, 예배할 때 나는 무엇이 힘들었는지 생각해 보니 가장 큰 어려움은 ‘두려움’ 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기쁜 일이 있어도 두려운 마음이 늘 한켠에 있고, 그 마음은 어떤 감정보다 더욱 빨리 증폭되곤 했던 것 같아요. 구원을 소망하는 마음을 분열시키는 가장 큰 걸림돌이 그 두려움에 떠는 연약한 나(우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 가사로 고백한 ‘나를 부르신 내 주님 따르며’처럼, 연약한 나를 바라보기 보다 나를 부르신 하나님의 음성을 눈 딱 감고 듣는 것이 오직 믿음으로만 걸어갈 수밖에 없는 이 길 위의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을 선포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답이 없는 갈등과 불안함에
두려워 떠는 모습 그대로
나를 부르신 내 주님 따르며
믿음의 이 길 걸어가요 '구원으로 인도하는' 가사 중 (송영준 작사)

찬송가 4집 녹음 집회 현장(비공개 진행)

Q. 마지막으로, 가사에서 말하듯 “함께 걸어가는" 예배자분들께 위로와 소망의 메시지 한마디 부탁드려요!

백나혜 : 가사를 쓸 때 박기범 간사님께서 시편 73편 말씀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해주셨는데, 그중 ‘내가 항상 주와 함께하니 주께서 내 오른손을 붙드셨나이다’, ‘주의 교훈으로 나를 인도하시고 후에는 영광으로 나를 영접하시리니.’ 이 시편 말씀과 함께 위로와 소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코로나와 세대의 변화 등 여러 이유로 점점 믿음의 길은 더 좁아지고 험해지는 것 같지만, 여전히 우리의 손을 붙드시고 구원으로 걸어가고 계시는 우리 아버지가 계시다는 것을 기억하고 믿음의 동역자분들과 함께 걸어가길 소망합니다.

송영준 : 이 글을 읽는 시간에도 수없는 갈등과 고민 가운데 있는 많은 예배자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우린 분명 많은 두려움을 안고 살기도 하고,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에 절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는 한 사람의 변화가 세상을 바꾸는 힘임을 잊지 않고 교회에서 그리고 세상에서 함께 예배하는 한 사람으로 같이 걸어갈 수 있기를, 저와 이 곡을 듣는 모든 분들이 함께 예배자 되기를 축복합니다.

최요한 : 구원의 길이 좁다고 말하는 것은 실제적, 물리적인 ‘길’이기보다는 그리스도 예수를 믿고 따르는 의지와 선택에 관한 고백입니다. 주님의 집에 안착할 때까지의 여정이 만만치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특히, 그 길을 홀로 걷는다면 더욱 버겁고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아주 많은 신앙인이 이미 그 걸음을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가까이에도 묵묵히 그 길을 가고 있는 동행자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그 길을 가로막는 일들이 찾아오지만 하나님께서 만나게 하신 귀한 사람들과 함께 서로를 의지하며 걷게 된다면 보다 넉넉하게 구원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함께 이 구원의 길을 걸어요.

구원으로 인도하는
좁은 문 향해 걸어가요
영생으로 인도하는
생명 길 함께 걸어가요 '구원으로 인도하는'(어노인팅 찬송가 4집) 후렴 가사 중

[구원으로 인도하는] ㅣ 어노인팅 찬송가 4집 바로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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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3

인터뷰 및 편집. 강은별
사진. 오병환(@saramsaz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