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노인팅 | ANO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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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어노인팅 미주 예배인도자 리트릿 후기

지난 5월 30일 - 6월 1일, cove valley camp에서 <2022 어노인팅 미주 예배인도자 리트릿>이 있었습니다. 미주 한인교회의 예배를 섬기고 있는 30여 분께서 이번 리트릿에 참가해 주셨고, 어노인팅에서는 박기범, 강슬기, 양민호 간사님, 또 항상 협력해주시는 김재우 선교사님과 박지범 목사님께서 강사로 섬겨주셨습니다. 첫 만남에 어색했던 시간도 잠시 서로의 삶 이야기에 같이 울고 웃으며, 필요한 은혜와 쉼을 누리다 보니 3일이 훌쩍 흘러 아쉬운 마음으로 작별 인사해야만 했는데요. 리트릿 사역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섬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2박 3일간의 은혜로웠던 시간을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눠봅니다.

다양함 속에 일하시는 하나님 정경은 참가자 후기(노바토한인침례교회)

저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Bay 지역에 위치한 노바토한인침례교회를 섬기고 있는 정경은입니다. 이번 어노인팅 인스타그램에 뜬 예배인도자리트릿 공지를 봤을 때 정말 뛸듯이 기뻤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들었던 어노인팅을 직접 만나고 예배인도에 대해서도 배우고 미주 지역 예배인도자분들과 함께 교제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바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시간이 은혜였지만 선택강의 때 들었던 박기범, 양민호, 강슬기 간사님들의 강의는 예배인도자의 역할에 대하여 다시금 상기시켜주었습니다. 특별히 예배팀은 회중들의 예배를 돕는 역할이며 우리 예배의 대상은 오직 하나님이시라는 말씀이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결국 예배팀과 회중이 하나가 되어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 성전에 모인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 앞에 거룩한 예배자들임을 다시금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날에는 김재우 선교사님의 말씀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라”를 통하여 단순히 하나님의 선하심을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닌 삶 가운데 맛보아 알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때때로 삶의 자리에서 주님의 선하심을 고백하기 힘들 때, 보내주시는 동역자들의 모습을 통하여 그 선하심을 다시금 알게 하심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말씀이 끝나고 다 함께 기도할 때 옆 사람과 맞잡은 두 손이, 그리고 지금 어깨에 올려진 누군가의 손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이 전해지는 것 같았고 다시금 은혜로 모두의 마음을 가득 채우심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마지막 날 박지범 목사님께서 나눠주신, '열심히 살 것, 그러나 나의 인생이 나의 뜻대로 되지 않음을 철저히 깨닫고 완전하신 그분의 인도하심을 볼 것.'에 대한 메시지도 너무나 공감되었습니다.

아직 많은 시간을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삶이 정말 나의 뜻대로 되지 않음을 느낍니다. 그러나 그 시간을 통해 어느 찬양의 가사처럼 내가 원하고 아는 것보다 더욱더 놀라우신 주님을 고백하게 됨에 감사합니다. 여전히 때때로 힘겨운 시간들을 지나가고 있지만 주님께서 진정한 삶의 주인이심을 믿기에 매 순간 주님만을 의지하고 순종하는 삶의 예배가 되길 결단하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2박 3일간의 리트릿에서의 자유로운 교제, 예배, 그리고 조별 나눔을 통하여 같은 믿음 안에서 사역하시는 분들이 있음에 힘이 났고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사역하고 있지만 한마음 되어 찬양하는 기쁨을 다시금 누릴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서로에게서 환대를 맛보다 Haven Kim 참가자 후기(씨드교회)

저는 그동안 미주 예배인도자 리트릿을 정말 사모해왔습니다. 2015년 열린, 어노인팅 미주 예배 컨퍼런스가 제 삶의 큰 전환점이 되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죠. 밖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들에 갇혀 헤어 나오지 못했을 때, 박지범 목사님, 김재우 선교사님의 메시지와 어노인팅의 찬양들을 통하여 결국 문제가 아닌 존재가 가장 귀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었습니다. 그 후로도 계속된 많은 실패와 용납을 반복하며, 하나님이 보내어주신 사람들의 사랑을 통하여 제 삶은 아주 조금씩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COVID 이후 첫 대면 예배인도자 리트릿이 열린다는 반가운 글을 보자마자, “2-30대 예배인도자” 라는 타이틀이 “응, 넌 아니야” 하고 대답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제 나이 마흔. 지난 2년 정도 가정예배를 드리다 이제 막 한 교회에 등록해 새신자교육을 마친 시점이었기 때문입니다. 나이도 많고(?) 현재 예배팀을 섬기고 있지도 않아서 떨어질 각오를 하며 지원했는데, 그날 밤 합격 문자를 받았습니다. 할렐루야!! 기세를 몰아, 남편에게 이 기적의 합격을 통보했습니다. 남편은 잠시 동공이 흔들렸지만, 이내 웃으며 당신에게 쉼이 된다면 다녀오라고 해주었어요. 함께 사는 시어머님은 “좋겠다! 나도 가고 싶네. 좋은 시간 보내고 잘 다녀와” 해주셨구요. 어노인팅의 용납만큼 은혜로운 가족들의 용납과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전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죠.

마침내 리트릿 당일날! 사는 곳이 다른 만큼 도착시간도 달라서 정신없이 라이드를 반복하고 조율하는 간사님들을 보면서 어노인팅의 환대가 시작되었음을 느꼈습니다. 사랑처럼 환대도 느낌이고 경험인 것 같습니다. 상대에게 느껴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죠. 어노인팅의 환대는 “우리의 이 준비를 보라” 말하지 않고, 일일이 차고 넘쳤을 모든 수고를 생색내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알아주면 고맙고, 안 알아줘도 괜찮다는 식의 조용함과 자유함이 있는 환대였어요. 이렇게 처음부터 사랑받고 있음이 느껴지니 이후의 모든 것들이 그저 좋을 수밖에..

코비드 이후로 멈추었던 나의 어노인팅 찬양들은 다시 업데이트가 되었고, 각지에서 온 예배자들을 알아가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기범 간사님을 통해 회중을 돕고 배려하는 찬양인도자의 모습을 각인하고, 재우 선교사님을 통해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고 맛 보여주는 삶 (bbq와 비빔면을 통해 확실히 맛보았습니다!), 지범 목사님을 통해 내 약점을 가지고 모두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 낼 자신이 있으신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예지해 목사님을 통해 보이지 않게 일하시는 하나님의 섬세한 손길을 경험했습니다. 우리 모두를 통해 하나님은 자신을 나타내시고 그 사랑을 깊이 느끼게 하셨습니다.

지금도 지체들의 목소리, 웃음소리, 몸짓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마지막 밤에 솔로나 듀엣을 한 형제나 자매들의 찬양도 여전히 귓가에 맴돌구요. 참 고맙습니다.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이 뜨거운 마음도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느덧 식겠지만, 어노인팅 찬양을 들을 때마다 기억날 2022년 리트릿 서른 명의 지체들.. 그 보이지 않는 손을 잡고 매일의 예배자로 살아가겠습니다.

긴장과 어색함을 넘어 참된 쉼과 누림으로 어노인팅 양민호 간사 후기

안녕하세요. 저는 어노인팅에서 사역하고 있는 양민호 간사입니다. 이번 미주 예배인도자 리트릿은 아주 오랜만의 해외 사역이기도 하고, 지난 리트릿에 참여했던 간사님들로부터 워낙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던 터라 매우 설레는 마음으로 리트릿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리트릿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후 제 마음속에는 아주 작은 걱정이 있었습니다. 외향과 내향 그 어디쯤 있는 제 성격에 과연 어노인팅 간사로써 적극적인 태도로 참가자들을 맞아줄 수 있을까? 환대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었죠. 그래서 하루 이틀 리트릿 날짜가 다가올수록 기대와 동시에 적지 않은 부담감이 제 마음속에 있었습니다.

드디어 리트릿의 날이 밝고, 새벽 일찍부터 미국 각지에서 비행기를 타고 먼 길을 날아온 참가자들이 속속 예지해 목사님 댁에 도착하며 본격적인 리트릿의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새벽 일찍 오는 참가자들을 위해 아침에 간단히 먹을 식사를 준비하고 식탁 교제를 나누며 마음 깊이 있었던 부담감들이 많이 해소됨을 느꼈습니다.

그간의 어노인팅 사역은 대부분의 경우 무대 위에서 진행되거나 강의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항상 약간의 긴장감과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가자들과의 대화 속에서 느낀 것은 이 리트릿은 잘 짜인 예배 프로그램이나 잘 정리된 내용의 강의보다 그저 이 참가자들과 잘 쉬고, 잘 누리는 것이 리트릿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긴장된 마음이 아닌 편안한 마음으로 서로를 대할 때, 예배를 사랑하여 모인 수많은 사람들과 참된 예배의 가치를 누리고 그 안에 일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경직되었던 마음이 풀어지고 조금 더 넉넉한 마음으로 참가자들을 환대할 수 있었습니다.

한 시간 반 정도를 달려 도착한 캠프 장소는 넓은 호수와 푸른 나무들이 가득한 휴대폰도 잘 터지지 않는 깊은 시골 한가운데였습니다. 그리고 그 장소에서 보낸 2박 3일은 제게 참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나이와 성별 국가를 뛰어넘어 각자의 삶과 하나님을 향한 치열한 고민들을 나누는 시간 속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또 누구도 강요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 널널한 일정은 우리에게 많은 여유를 주었고 그 여유로운 시간은 점점 깊어지는 교제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각자의 분주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미국 각지에서 모인 참가자들은 비슷한 고민, 비슷한 상황 속에 있는 서로에게 어느덧 많은 힘이 되어주고 또 함께 이 길을 걸어갈 믿음의 동역자가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짧은 2박 3일의 시간은 함께할 앞으로의 수많은 시간을 기대하게 해주었고 지친 사역의 현장에서 다시 한번 용기 내어 나아갈 힘을 얻는 시간이었습니다. 은혜로운 시간을 누릴 수 있도록 함께 한 모든 참가자분들, 그리고 도움 주시고 섬겨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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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7

편집. 강은별
사진. 홍진상(@jinsang_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