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노인팅 | ANO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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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네 하나님 사랑,
박기범

흐르네 하나님 사랑 (박기범 사/곡)
<어노인팅 예배캠프 2020> 수록곡

1.

이제 정말 봄이 온 것 같습니다. 지난겨울에 강추위가 몰아치진 않았지만, 우리 모두에게 이 겨울이 유독 길게 느껴진 것은 단지 온도만의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팬데믹에 지친 우리 마음은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가기를 간절히 바라왔습니다. 이제 그 겨울이 가고 눈앞에 새봄을 알리는 꽃들의 화려한 축제가 펼쳐지니 새삼스럽게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래. 원래 이런 거였지. 원래 우리의 세상은 이런 거였어.

이 세상이 처음 만들어지던 시간으로 거슬러 상상해 보면, 이런 아름다운 세상이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라고 말해도 될까 싶어요. 매년 이때가 되면 설레는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누리게 되는 아름다운 것들이, 이 모든 것을 지으신 창조주까지 올라가면 당연한 것이 아니라 필연적인 것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우리가 이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는 이유는 온 세상과 우리들을 창조하신 그분이, 다행히도 너무나 선하고 아름다운 분이시기 때문입니다.(혹시 창조주가 사악한 존재였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하군요.) 세상이 창조되기도 전에, 혼돈과 무질서 속에서 말씀으로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놀랍게도 이런 세상을 만드실 만큼 선하고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당신의 그 선하고 아름다우심을 ‘사랑’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십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셨다. 죄로 무너진 만물을 다시 처음 모습으로 회복하시는 그 이유, 그 의지, 그 인내와 그 열심. 그리고 십자가 희생. 그 모든 것을 합쳐 사랑이라고 말씀하고 계신 듯합니다.

주의 사랑 누구도 빼앗을 수 없고
주의 성실 조건에 흔들리지 않네
주의 자비 아무도 외면하지 않고
주의 긍휼 반가이 맞아주시네

주의 사랑 기꺼이 나를 찾아 오사
주의 마음 십자가로 보여주셨네
주의 성령 지금도 나를 인도하며
주의 은혜 날마다 채워주시네 '흐르네 하나님 사랑'(박기범 사/곡) 중

이 노래의 1,2절 벌스 부분은 그 사랑을 한번 풀어서 표현해 보려 한 거였어요. 절대 변하지 않고 단호한 태도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신 하나님의 사랑. 독생자 예수님이 사람의 몸을 입고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나의 세계, 나의 이야기 속에 들어오셔서 이제 나를 하나님의 세계, 하나님의 이야기 속으로 인도하고 계신다는 그 사실. 역시, 그리고 여전히, 그 이유는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2.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기울어져가는 인생의 쓸쓸함과 허무함이 유난히 깊게 느껴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나라는 한 사람의 일생이 이젠 세상의 중심에서 많이 멀어져 왔다는 생각에 나의 존재 가치도 점점 옅어지고, 그저 작은 모퉁이 구석에 움츠려 숨고 싶다는 마음만 커져갔었죠. 그 때 문득, ‘하나님은 나를 어떤 모습으로 보고 계실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원하신 하나님. 그분은 영원 전부터 영원 끝까지 동일하신 하나님이십니다. 온 인류를 창조하신 분이며 나를 지으신 나의 주님이시죠. 이 땅에서 나의 시간이 시작될 때에도 나를 보셨고, 어린 시절, 청년의 시기, 50대 중반에 이른 지금까지도 - 하나님 눈에는 ‘나는 그저 나’일뿐이더군요. 나이를 먹어도 그다지 성숙해지지 않는 내 모습이지만 하나님 눈에 나의 존재, 나의 가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아니 앞으로도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찬양해 아버지 사랑
인생을 지나 흐르네 '흐르네 하나님 사랑'(박기범 사/곡) 중

다시 사랑으로 돌아가 봅니다. 그 사랑은 내 생명이 시작된 순간부터 내가 숨을 멈추는 때까지 평생 동안, 그리고 이 땅에서 나의 삶이 지나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웅재 목사님 노래 제목처럼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 말입니다. 독생자 예수께서 친히 화목제물 되심으로 내게 주어진 영원한 생명으로 인해, 나는 사나 죽으나 그 사랑을 영원히 누리며 살아갈 것입니다. 내 현실의 삶을 들여다보면 하루하루 쉽지 않은 시간들이지만, 하나님의 변치 않는 사랑이 인생을 지나 여전히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높여 찬양하는 것은, 지쳐 넘어진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찬양해 영원한 사랑
역사를 넘어 흐르네 '흐르네 하나님 사랑'(박기범 사/곡) 중

나 개인의 인생을 지나 흐르는 하나님 사랑을 노래하는 동시에, 이 사랑이 온 인류의 역사를 넘어서도 흐르고 있음을 노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등 현실 전반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에 심하게 휘청거리는 우리의 모습이지만, 우리가 분명히 믿는 것은 하나님께서 역사의 주인이시며 지금도 신실하게 일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성경에 기록된 굴곡 많은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상 흔들리고 사람들은 변하여도’,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들어도’ 주의 말씀은 영원히 서 계시며, 주의 사랑은 결코 변색되지 않습니다. 결코 우리를 포기하거나 우리를 가볍게 여기지 않으십니다. 우리 삶의 시작과 끝을 지나서 흐르는 사랑, 세상 역사와 전쟁과 평화를 넘어 흐르는 사랑... 영원하신 하나님의 영원하신 그 사랑을 노래하는 것은 우리의 특권이 아닐까 싶습니다.

“할렐루야 우리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이 선함이여
찬송하는 일이 아름답고 마땅하도다(시 147:1)”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이 노래가 다른 분들께도 큰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눈앞의 어려움에도 도우심이 간절히 필요하지만, 우리 인생과 인류의 역사를 넘어서 도도히 흐르는 그의 사랑 안에서, 우리에게 주신 푯대를 향해 또 한걸음 내딛는 힘을 채워주시는 은혜가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기도합니다.

[어노인팅 예배캠프 2020] 흐르네 하나님 사랑 (Official Lyr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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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2

글. 박기범, 편집. 강은별,
사진. 오병환 작가(@saramsaz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