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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다시 오심을 기다리며,
소병찬

많은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불안하고, 연약한 순간에 더이상 숨기지 못하고 튀어나오게되는 모습이 있는 것 같아요. 문제가 생기면 다른 사람에게 모든 올해도 어김없이 추운 겨울이 찾아오고 다시 대림절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대림절의 시간이 지나면 모두가 즐거워하고 기다리는 성탄절입니다. 대림절은 성탄절을 기념하고 기다리는 절기이기도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대림절은 교회력의 시작으로 예수님께서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심을 축하하는 동시에 마지막 때에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것을 기다리는 절기입니다. 예수님께서 이천 년 전에 이 땅에 오셔서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은 그동안 많이 묵상해왔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날마다 우리의 삶에 동행하시고 우리를 인도하시는 것을 경험했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 비해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고 기대하는 것은 왠지 익숙하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다시 오실 것은 분명히 알고 있지만 우리의 삶의 초점은 주님의 다시 오심에 있기보다는 오늘의 삶을 살아내는 것에 있습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또 감당해야 할 일들을 잘 해내는 것만이 우리의 유일한 관심일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가끔 이런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만약 오늘 주님이 오신다면 어떻겠습니까?”

주님의 오심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는 대답보다는, 아직 이루지 못한 일들이 생각나고, 아직 누리지 못한 것들에 미련을 가지기도 합니다. 매일매일의 삶에 충실하고 맡은 일을 열심히 해내는 것 역시 너무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믿음의 삶은 오늘을 살아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원을 바라보는 것에 있습니다. 지금 살아가는 오늘이 전부가 아니라 이 세월을 지나 영원으로 가고 있음을 기억하는 것... 믿음의 삶은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주님을 기다리며 영원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말라기 이후에 하나님의 계시가 멈추고 고통 가운데 있던 이스라엘은 애타게 주님의 오심을 기다렸습니다. 그들은 구원자가 오셔서 하루속히 자신들을 구원하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를 바랐습니다. 우리 역시 진정한 세상의 왕이시며 구원자이신 주께서 완성하신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살길 원합니다.

믿음의 삶은
오늘을 살아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원을 바라보는 것

한편, 대림절에 놓치지 말아야 할 또 한 가지 중요한 주제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대림절의 기원을 살펴보면 대림절은 사순절과 같이 세례를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 기간 동안 성도들은 금식하고 회개하며 기도했습니다. 저는 요즘 회개라는 단어를 말할 때마다 마음 한편에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왠지 정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죄책감을 갖게 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론 하나님을 두려운 분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회개라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그러한 것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를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괴롭히는 것은 죄입니다. 하나님의 뜻과 가르침에 무관하게 세상을 따르는 삶은 당장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고 이롭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 길의 끝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그런 길을 가고 있다면 우리는 돌이켜야만 합니다. 하나님께로 돌이키는 회개는 오히려 우리에게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하게 합니다. 예수님의 오실 길을 예비한 세례 요한 역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라고 전합니다. 주님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우리 역시 대림의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거나 바르지 못한 것이 있다면 돌이키는 시간을 가져야만 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시간이 길어지면서 모두가 지쳐가고, 믿음을 지키기 쉽지 않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림의 시간이 지나면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성탄절이 오는 것처럼 주님은 반드시 다시 오실 것입니다. 고난 가운데서도 우리와 동행하시고 신실하게 일하실 주님을 바라보며 소망 가운데 살아가는 대림절과 성탄절이 되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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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2

글. 소병찬(어노인팅 간사, 예배인도자)
사진. 오병환(@saramsazin) 편집. 강은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