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노인팅 | ANOINTING
아티클
Story

우리 다시 만날 때,
최혜진

[모스트 디어(Most Dear)]
'우리 다시 만날 때'라는 곡은 모스트디어 2집에 수록된 곡이며, 모스트디어(Most Dear)는 어노인팅의 연주자(한상도, 정성권, 박승규)들로 구성된 팀입니다.

[홍제동 사운드 208호]
어노인팅 싱어인 최혜진 자매와 현효섭 형제의 유튜브 채널로, 부부가 함께 찬양을 부르는 영상 컨텐츠를 올리고 있습니다.

홍제동사운드208호 |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RO5cAtBg__Sw47Rof59nHg

안타까운 눈물로
그저 바라만 보죠
그 소중한 당신의 생명
뒤를 돌아봐도 없고
주위를 둘러보아도
내가 다시 찾아볼 수 없는 사랑

우리 발을 씻기실 때
주님의 굽은 등을
내가 어찌
내가 어찌 잊을까
그 아침 강가에서
나를 다시 품어주신
내가 결코 잊을 수 없는 은혜

우리 다시 만날 때
다시 당신 품에서
울고 싶다고
또 사랑한다고

이렇게 말할 수 있도록
지금 십자가 앞에서
주님의 마음으로
나는 매달립니다 우리 다시 만날 때(한상도 사/곡) 가사 전문

모스트디어 음반을 통해 이 곡을 들었을 때, 참 좋았다. 듣고 또 들을 정도로. 이 곡을 쓴 어노인팅 멤버 한상도 형제님은 베드로가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리는 형을 받기 전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썼다고 했다.

참 좋아했던 이 곡을 '홍제동 사운드'(어노인팅 싱어 최혜진, 현효섭의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부르게 되면서, 가사를 묵상하며 성경을 찾아보았다. 요한복음 21장에서 새롭게 묵상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베드로는 너무 나와 같은 부분이 많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만큼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것도,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도… 나는 그래서 성경 속에서 베드로가 하는 말과 행동들이 모두 이해가 되었다. 나도 예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예수님을 부인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세상에서는 죽임을 당한, 실패한 지도자의 제자인 나를 누군가가 알아본다면… 그들이 나를 지목한다면… 나도 베드로와 전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마 나는 베드로보다도 연기를 더 잘할 것 같다. 베드로는 그렇게나 따르고 사랑하던 주님을 외면했다. 나도 그렇게 사랑한다고 외치는 주님을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이 아닌데도 계속해서 외면한다.

시몬 베드로가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 하니
그들이 우리도 함께 가겠다 하고 나가서 배에 올랐으나
그날 밤에 아무것도 잡지 못하였더니...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이르되
주님이시라 하니, 시몬 베드로가 벗고 있다가 주님이라 하는 말을 듣고
겉옷을 두른 후에 바다로 뛰어내리더라 요한복음 21장 3절, 7절

베드로는 다시 고기를 잡으러 나갔다. 밤새워 그물을 던졌지만 그의 마음처럼 그물은 비어있었다. 예수님은 동틀 무렵 나타나셔서 배 오른 편으로 그물을 던지라고 말씀하셨다. 베드로와 제자들은 그물을 던졌다. 끌어올리기도 어려울 만큼 고기가 가득 찼다. 누군가 말했다. "저분은 주님이시다" 놀라움과 반가움을 느낄 새도 없이 베드로는 겉옷으로 몸을 감싸고 바다에 뛰어든다. 숨었다. 바다에 빠지면 다 젖을 텐데도 겉옷을 입었고, 다 보셨을 게 뻔한데도 바다에 뛰어들었다.

아... 나는 너무 베드로와 같다. 나라도 그랬을 거야. 성경을 보면서 몇 번이고 말했다. 예수님의 1등 제자처럼 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그를 부인했다. 그것도 세 번이나. 예수님은 정확하게 말씀하셨다. 나는 결코 그러지 않을 거라고 자신했다. 자신감에 찬 내 얼굴을 보면서 예수님은 어떤 표정을 지으셨을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던 것들을 기억하며 살아야 하는데 나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다. 예수님의 죽음과 동시에 나는 패배했다. 그런데 다시 나타나셨다. 죽기 전 말씀해 주셨던 것들이 슬금슬금 기억이 나기도 전에, 놀라움과 기쁨으로 주님을 바라보기도 전에 부끄러웠다. 나는 죄인이다. 예수님을 볼 수가 없다.

하지만 말씀하셨던 것처럼 다시 돌아오신 예수님은 베드로와 제자들에게 같이 밥을 먹자고 하셨다. 전처럼 빵도 주시고 물고기도 주셨다. 아무도 누구시냐고 묻지 않았다. 예수님인 걸 모두 알았으니까. 밥을 먹고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말을 거셨다.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셨다. 베드로는 대답한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부인했 던 것처럼 세 번 물으셨고, 베드로는 세 번 답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반복해서 말씀하신다. "내 양 떼를 먹여라."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세 번 사랑한다고 예수님께 말할 기회를 주셨다. 그리고 베드로의 죽음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그리고 전처럼,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던 것처럼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셨다. 이후 베드로는 예수님을 따라 양 떼를 먹이며 살았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죽음을 맞이했다.

베드로는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이러한 일들이 스쳐 지나갔을 것 같다. 오늘 내게도 예수님은 같은 모습이시다. 내가 세상에 필요 없는 사람이라고 느꼈을 때, 십자가를 보게 하시며 내 존재를 사랑한다고 음성을 들려주셨다. 내가 큰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그 죄를 꺼내어 보여주시며, 나의 깨어진 부분을 마주하게 하셨다. 단호하셨지만 나의 아픔을 안아주셨다. 두려워 불안에 떨며 예수님을 등지더라도 조금씩 눈을 돌릴 수 있도록 천천히 시간을 들여 이끌어 주시는 은혜를 내가 어찌 잊을까. 몸이 아플 때에도, 예민하던 그때에도 어루만져 주시고 내가 어떻게 견뎌야 할지 알려주셨다. 내 마음속 깊은 소원을 아시고 하나님의 뜻대로 선하게 이루어 주신 것은 정말 신비로운 일이다.

그 아침 강가에서
나를 다시 품어주신
내가 결코 잊을 수 없는
은혜 '우리 다시 만날 때'(한상도 사/곡) 중

돌아보니 예수께서 내 삶에 계신다. 패배했던 베드로의 삶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구원과 승리를 안겨주셨다. 내 삶에도 구원과 사랑이 있다. 나도 다시 주님을 만날 때 쭈뼛거리거나 숨지 않고, 예수님을 한눈에 알아보고 그 품에 안겨서 울며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 곡의 마지막 부분에 흐르는 음악처럼 꼭 왈츠를 추고 싶다. 이렇게 말할 수 있도록 오늘 우리도 베드로의 상황과 입술을 빌려서 이렇게 고백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십자가 앞에서 주님의 마음을 본받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내려놓습니다.

우리 다시 만날 때
다시 당신 품에서 울고 싶다고
또 사랑한다고...

이렇게 말할 수 있도록
지금 십자가 앞에서
주님의 마음으로
나는 매달립니다 '우리 다시 만날 때'(한상도 사/곡) 중

[홍제동사운드208호]우리 다시 만날 때 Cover
원곡 [Most Dear]우리 다시 만날 때(Peter's Song) feat.한웅재
"208호 작은 방: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heyjee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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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4

글. 최혜진(어노인팅 싱어)
사진. 어노인팅 홍보팀, 오병환(@saramsazin)
편집. 강은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