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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노인팅 싱어, 조아라

더위가 슬슬 물러가는 요즘, 다시 심해지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접어들면서 사람을 대면하여 만나는 게 어려워졌는데요. 바이러스 감염의 걱정 없이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던 때가 더욱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사람과의 만남이 더욱 그리운 때에... 어노인팅 블로그에서는 비록 온라인이지만 따듯한 만남이 되길 바라며 [사람이 온다]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주의 옷자락 만지며' '그는 사랑' '나 이제 돌아가' 등의 곡에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솔로를 담당해 주셨던 싱어 조아라 자매님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조아라 자매님은 인터뷰 당시 둘째 출산과 육아를 위해 휴가 중이셨는데요, 지금은 무사히 아이를 출산하고 몸조리 중에 있답니다.

이젠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조아라 자매님의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조아라 : 안녕하세요. 어노인팅에서 싱어로 섬기다가 지금은 둘째 출산과 육아를 위해 잠시 쉬고 있는 조아라입니다.

Q. 팀에 들어오신지 얼마나 되신 거죠?

조아라 : 제가 2009년에 들어왔으니.. 벌써 11년 차네요. 어느덧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니. 신기해요.

Q. 어떻게 하다가 어노인팅에 들어오시게 된 건가요?

조아라 : 같은 교회에 다니고 있던 오빠한테 어노인팅 오디션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오디션을 보러 갔었어요. 당시 사무실로 가서 오디션을 봤는데, 길을 헤매는 바람에 40분이나 지각했었거든요, 붙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까지 이렇게 사역하고 있네요.

Q. 어노인팅에 처음 들어갔을 때 어떠셨나요?

조아라 : 처음 들어갔을 때 동기가 엄청 많았던 게 기억이 나요. 같이 훈련받고, 연습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저는 낯을 많이 가려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게 좀 어려웠던 기억이 있어요. 사람과 쉽게 친해지지 못해서 선배들도 무섭다고 느꼈었고요. 아, 지금 쾌적한 사무실과는 달리 당시 지하 사무실에선 곰팡이 냄새(!)도 많이 났던 게 기억 나네요.

Q. 낯선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 어노인팅 사역 특성상 여러모로 힘드셨을 것 같은데요. 특별히 어려웠던 점이 있을까요?

조아라 : 저는 예배 때 자유롭게 반응하는 게 어려웠어요.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도 성격이지만.. 원래 다니던 교회의 예배 분위기가 어노인팅의 예배 분위기랑 많이 달랐거든요. 당시의 어노인팅 예배 분위기는 정말ㅎㅎ 파이팅 넘쳤었죠. 싱어가 반응을 자유롭게 하는 것도 예배를 돕는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어노인팅 예배의 철학이 있어서, 싱어들이 앞장서야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제가 경험해온 예배 분위기랑 많이 달라서 좀 어려웠었죠.

Q. 지금보다 더 파이팅 넘치던 시절이 있었군요. 그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조아라 : 사역을 하다가 극복하게 되었어요. 어느 지방으로 집회 사역을 나갔는데, 예배자분들이 정말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당황했던 순간이 있었어요. 그때 '아, 내가 자유롭게 예배해야 회중들에게도 이런 예배의 반응이 흘러가겠구나' 생각이 들어서 자발적으로 예배 안에서 열심히 반응하려고 애쓰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친했던 동기랑 영상도 찾아보고 같이 예배 안에서 반응하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었죠.

Q. 오랜 시간 사역을 하면 아무래도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사역을 한 긴 시간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시기가 있을까요?

조아라 : 정말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아이를 유산했던 기억이 제일 강하게 기억에 남아있네요. 어노인팅 예배 학교 강사로 섬기고 있던 때였는데, 당시에는 그게 아니란 걸 알면서도 모든 원망이 팀에게 가더라고요. 사역을 섬기던 중에 겪은 일이다 보니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모든 사역과 제가 개인적으로 하고 있던 모든 일들을 중단했고.. 정말.. 정말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아주 긴 시간을 모든 걸 멈추고 울다 보니 그런 원망이 잦아들고, 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팀에서 그저 절 기다려주고, 저의 존재를 잊지 않아준 것에 대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있어요.

Q. 아라 자매님 같은 경우는 팀안에서 출산 후 복귀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복귀할 당시 어땠나요?

조아라 : 개인적으로 처음 어노인팅 들어올 때보다 더 새로웠던 것 같아요. 육아를 하면서 자존감도 낮아져있던 상태라 사람들 만나고 다시 음악을 한다는 그 자체로 이미 많이 즐거웠어요. 그러면서 그런 생활이 나한테 참 소중했다는 걸 깨달았죠. 토요일에 긴 시간을 빼서 외부 사역을 나가는 게 꽤 힘든 일인데도 항상 갈 때마다 내가 사역 당하는 느낌이랄까..? 더 에너지를 받고 왔고, 사역을 할 수 있음에 감사했어요.

한편으로는 고민스러운 부분도 있었죠. 제일 고민스러웠던 점은 아무래도 관계였는데, 특히 제가 없을 때 들어온 신입 멤버들과 새로 관계를 맺는다는 게 낯을 많이 가리는 제 성격상 좀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또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게, 제가 아이를 낳고 보니 사람들이 달리 보이더라고요. 사람들이 다 누군가의 자식이고, 존귀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멤버 중 비교적 어린 친구들과도 마음을 열고 잘 지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사람들이 아이가 생기면 신앙적인 면에서도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된다고 이야기하잖아요. 아라 자매님은 어떠셨나요?

조아라 : 아이를 낳기 전부터 계속 기도했던 게 있는데요, 이 아이를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믿음을 달라고 기도했었어요. 아이를 하나님께 드리는 고백이면서도 동시에 내 소유가 아님을 인정하는 기도였던 것 같아요. 결국 저를 내려놓는 기도였던 것 같기도 하고요. 또, 부모의 시선을 배운 것 같아요. 예전에는 십자가를 보면서 예수님이 날 위해 죽으셨고, 부활하셨지... 하면서 예수님의 희생에만 포커스가 맞춰졌었거든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 보니 아들을 보내신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정말 얼마나 큰 은혜이고 사랑인지를 깨닫게 된 것 같아요.

Q. 어노인팅 사역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가장 유익한 점이 있다면요?

조아라 : 노래가 많이 느는 점?ㅎㅎ 지금은 인이어를 사용해서 개인 모니터 환경이 좋아졌지만 예전에는 여러 명이서 한 모니터를 들어야 하다 보니 많은 싱어와 악기 소리 속에서 성량이 엄청 늘었던 것 같아요. ^^ 또 한 편으로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원래 성격이 모 아니면 도라 한 가지 생각을 깊이 하는 편이 아닌데, 팀이 저로 하여금 계속 생각을 하게 하더라고요. 예배는 무엇인지, 나는 정말 예배한 건지. 계속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Q. 요즘 가장 마음으로 묵상하게 되는 찬양이 있다면?

조아라 : “나 주님의 기쁨 되기 원하네” 요즘이라기보다, 제 인생의 목표가 되는 찬양이에요. 가사에 나오는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이 제 삶이 되는 게 목표예요.

Q. 마지막으로, 아라 자매님에게 어노인팅이란?

조아라 : 친척...?ㅎㅎㅎ 친한 친척이요. 1촌은 아닌.


11년 차 싱어 아라 자매님의 진솔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함께 들어봤습니다. 긴 시간 사역을 하면서 겪었던 여러 고민들과 삶의 무게들을 듣고 있으니, 그 시간을 함께 고민하고 견뎌가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견디기 버거운 삶의 문제들이 가득한 요즘. 이럴수록 서로를 격려하며 공동체를 돌보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제 막 둘째 출산을 마치고, 두 아이의 엄마로써 육아를 감당해야 하는 아라 자매님의 삶을 진심으로 격려하며 기도로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는 사랑' (solo 조아라) | 어노인팅 13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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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6

인터뷰 및 편집. 강은별
사진. 오병환,서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