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노인팅 | ANO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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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어노인팅 예배캠프 2020’ 앨범
그 뒷이야기, 박기범

오늘은 예배캠프 앨범 제작과 관련하여 앨범 프로듀서인 박기범 간사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예배캠프 앨범 비하인드스토리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올해 초 1월. 전주 대학교에서 진행한 <어노인팅 예배캠프 2020>. 그 현장의 뜨거운 감격과 은혜를 담아 지난 7월 <어노인팅 예배캠프 2020> 음반을 출시했습니다. 음반이 출시되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헌신의 과정이 필요한데요, 특별히 오늘은 예배캠프 앨범 제작과 관련하여 앨범 프로듀서인 박기범 간사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예배캠프 앨범 비하인드스토리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지난 10년간의 예배캠프를 돌아보며, 이번 예배캠프를 음반으로 담아내는 과정중에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 같네요. 함께 보실까요?

Q. 올해로 벌써 어노인팅 예배캠프가 10회를 맞이했는데, 오랜 시간 어노인팅과 함께 해오신 간사님께서도 기분이 남다르실 것 같아요. 어떠신가요?

박기범 : 사실 예배캠프 10년... 감회가 새롭습니다. 캠프 10년이 고스란히 어노인팅이 성장해 온 시간들이라 생각해요. 초기에 좌충우돌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지난번보다 좀 더 나은 캠프가 되기를 바라며 한해 한해 지나온 것 같아요. 매번 더욱 마음을 모아 준비하는 우리 멤버들, 그리고 우리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응원과 격려를 주시는 참가자 여러분들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어노인팅 예배캠프 2016> 중

Q. 그동안의 예배캠프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박기범 : 과거를 돌아보면 아찔한 순간도 많았고 한없이 벅차오르던 순간도 많았지요. 첫 예배캠프가 열린 2011년은 정말 추운 겨울이었는데, 200명 가까운 참가자들이 묵는 숙소의 물탱크가 얼어붙어서 둘째 날 아침에 물이 나오지 않는 참사(?)가 있었습니다. 너무 죄송하다 사과를 드렸지만 정말 쉽지 않은 기억이었어요. 2016년 캠프에서는 미국에서 다민족 예배사역을 하시는 김재우, 조쉬 데이비스 선교사님과 여러 나라의 언어로 노래했던 예배의 감격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네요. 예배 마지막에 불렀던 시편 117편곡을 꼭 담고 싶어서 무려 18분에 가까운 곡을 작업해서 앨범에 싣기도 했습니다. 정말 무식하고 용감한 결정이었죠.

Q. 제작자로써 예배캠프 실황을 만드는 것에 어떤 의미를 두고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박기범 : 앨범으로 보자면 9장의 예배 캠프 실황 앨범이 있고, 그 이전에 8장의 예배인도자콘퍼런스 실황 앨범이 있었어요. 벌써 20년 가까이 시간이 지났네요. 처음 예배 캠프의 실황 앨범을 제작할 때에는 함께 모여 예배하는 순간이 너무나 감격스러운데 이걸 함께하지 못한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열정 때문에 제작하게 되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상품을 만든다기보다는 그 시간 일어난 일을 기록한다는 의미가 컸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어노인팅에서 새로 작곡된 곡들, 그리고 새롭게 편곡된 곡들이 앨범에 수록되어 목요예배나 초청 집회 등을 통해 올 한해 어노인팅이 사역할‘오리지널 레퍼토리’가 된다는 의미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앨범 선곡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박기범 : 캠프 앨범은 사전에 앨범에 들어갈 곡을 정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캠프 기간 동안 있었던 예배들을 음원에 담아 캠프 끝난 후 다시 모니터링하면서 몇 가지 질문을 하곤 합니다. ‘이번 캠프에서 가장 소중한 예배의 순간은 어떤 순간이었나?’ ‘어떤 곡을 선곡하면 이번 캠프의 모습을 잘 담아낼 수 있을까?’ 그리고 앞에 나누었던 대로 ‘어떤 곡들이 이번 캠프 예배에서 어노인팅의 오리지널 레퍼토리가 될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이지요. (멤버들이 각자 예배 음원을 다시 듣고 의견을 내어 선곡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앨범에 수록하면 좋을 곡들을 선별한 후, 그 곡들을 잘 배열해 하나의 흐름으로 앨범의 논리적, 정서적 흐름을 구성해나가려고 고민을 합니다. 여러 인도자들이 인도한 다른 예배들을 연결하면서도 논리적으로 방해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도록 흐름을 만드는 일은 참 쉽지 않은 일이지요. 수없이 반복해서 들어보면서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보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런 흐름의 연결 때문에 좋은 곡을 수록하지 못하는 아쉬운 경우도 간혹 생깁니다) 그래도 포기해야 할 때는 과감히 결정을 내려야 하지요. 2박 3일 캠프에 참여하신 분들은 앨범보다 훨씬 풍성한 예배를 누리셨으리라 생각합니다.

Q. 무려 17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 선곡만큼이나 후반 작업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이번 음반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으신가요?

박기범 : 작업량이 많은 것이 항상 쉽지 않은 일이죠. 17개 트랙에 러닝타임 1시간 50분의 앨범... 선곡이 끝나면 라이브 소스를 정리하고, 악기와 노래를 더빙하고, 편집하고, 믹스 등의 후반작업을 하는 것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정말 열심히 달려도 6개월은 걸리는 작업이네요. 최근에는 앨범 마스터가 끝나도 캠프 영상이나 악보 등 음악 작업을 이어 받아 작업하는 연관 콘텐츠양도 엄청나더라구요. 최종적으로 예배자분들에게 편하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그렇게 여러 사람의 많은 수고가 있어야 가능한 것 같습니다.

2020 어노인팅 예배캠프 앨범 녹음 중

Q. 후반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박기범 : 딱히 에피소드랄 건 없지만, 캠프 이후부터 코로나19 상황이 되어버렸잖아요. 어노인팅으로서는 목요예배도, 외부 초청 사역도, 예배학교도 진행할 수 없는 그야말로 사역이 정지되어 버린 상황이었는데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이 앨범 작업뿐이라 녹음팀은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작업을 했답니다. 덕분에 이번 캠프 앨범은 비교적 빨리 출시할 수 있었네요.

<2020 어노인팅 예배캠프> 중

Q. 이번 앨범에서 특별히 마음에 남는 곡이 있으신가요?

박기범 :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처럼 모든 곡이 각각의 위치에서 자기의 역할을 해줘야 하는 곡이라서 소중하게 느껴지지요. 마음에 남는다기보다 고민을 많이 했던 곡들은 ‘나는 사마리아 여인에게 말을 건다 - 십자가에서 - 말씀이신 예수’로 이어지는 세 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 예배에서 한 흐름에 있었던 건 아니지만, 개인의 세계관에서 시작해서(나는 사마리아 여인에게 말을 건다),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십자가에서), 마침내 주님의 진실하신 초대에 응하여 하나님의 세계로 나아가는(말씀이신 예수) 흐름을 만들고 싶었어요. 요즘 같은 시대에 17트랙의 앨범을 내는 것도 시대에 역행하는 일이고 대표곡 한두 곡만 들을 것이라는 우려도 많이 있었지만, 막상 앨범이 나오고 나서 보니 생각보다 앨범 전체를 듣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감사했습니다.

Q. (이제 막 앨범이 나오자마자 잔인하지만..^^;;) 다음 음반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박기범 : 어노인팅이 올해로 만 20년이 되었구요. < 어노인팅 예배캠프 2020> 앨범이 어노인팅에서 제작한 34번째 앨범이네요. 그래도 ‘왜 이렇게 자주 앨범을 내는 거야?’ 하지 않고 앨범 출시를 기다려주셔서 감사할 뿐입니다. 다음 음반은 ‘예수 피를 힘입어’, ‘이것이 영원한 삶’ 등이 처음 수록되었던 어노인팅의 스튜디오 작곡앨범 <예배자의 노래> 시리즈 3집이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이 앨범을 작업하려고 계획을 몇 번 세웠었지만 여유가 없어 계속 미뤄지다가 2집이 나온 지 8년 만에 드디어 작업에 들어가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번 <예배자의 노래 3집>은 오래 기획했던 대로 시편 말씀을 주제로 작곡한 곡들이 수록될 예정입니다. 얼마 전 어노인팅 멤버들 전체를 대상으로 가졌던 ‘시편 작곡 프로젝트’를 통해 좋은 곡들이 많이 모여져서 기대가 많이 됩니다. 지금부터 부지런히 작업하면 내년 3월 정도 발매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앗! 내년 3월이면 <예배캠프 2021>을 작업해야 하는 시기인가요? 이렇게 하나의 앨범 작업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작업이 시작되는 일이 늘 있었기 때문에 그러려니 합니다. 허허... 그래도 즐겁게 작업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네요. 많은 기대와 기도 부탁드립니다.


새 음반이 발매 되자마자 또 다음 앨범을 준비할 기대로 들떠 계시는 ‘찐’ 프로듀서 박기범 간사님. 목요일에 커피 잘 사주시는 멤버들의 ‘아부지’이자 손이 부족할 때면 언제나 출동 가능한 목요예배 프로 자막러. 일년의 대부분을 어두운 스튜디오에서 지내면서도 늘 어떻게 예배를 음반에 담아낼까로 즐겁게 고민하시는 그 오랜 헌신과 섬김에 감사와 존경을 보냅니다. 인터뷰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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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0

글. 김다혜
(어노인팅 간사, 신디사이저 연주자)
편집. 강은별
사진. 오병환, 홍원의, 어노인팅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