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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수를 못박았습니다.

“내가 예수를 못박았습니다”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고 함께 모이는 것이 어려워지게 되면서 어노인팅은 온라인으로 세 번의 예배를 준비했었는데요, 오늘은 그중 '성금요일’ 예배에서 불렀던 ‘내가 예수를 못 박았습니다’를 묵상했던 마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내가 예수를 당신을 부인 했습니다
내가 예수를 당신을 못박았습니다

저는 그동안 예수님께서 인류를 위해 이 땅에 오시고 고난받으시고 죽임을 당하신 그 일들을 그저 역사적인 사실 정도로 이해하지는 않았는지,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마음 깊이 동의하고 감사한 적이 있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저는 저의 죄인됨과 연약함을 인정하기는 하지만, 그 이면에 조금씩 자리 잡은 나의 의는 예수님을 대신 죽게 할 만큼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보면 범법행위를 한 적도 누군가를 크게 다치게 한 적도 없었거든요. 게다가 어려서부터 교회를 좋아했고 많은 사역을 해왔고, 어려운 사람, 소외된 이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생각들이 “이 정도면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스스로를 의로운 사람이라고 여기며 아주 자연스럽게 저의 죄인 된 모습과 더러움을 축소시키지는 않았나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성금요일 예배의 또 다른 순서였던 성경 구현 순서를 준비하며 본문을 읽던 중, 빌라도를 연기하던 나의 모습에서 정의를 외면하고 불의를 선택하는, 하나님을 경외하기보다 다른 세상의 가치와 사람들을 두려워하는 비겁하고 철저하게 죄인인 저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빌라도가 세 번째 그들에게 말하였다.
"도대체 이 사람이 무슨 나쁜 일을 하였단 말이오? 나는 그에게서 사형에 처할 아무런 죄를 찾지 못하였소. 그러므로 나는 그를 매질이나 해서 놓아줄까 하오."
그러나 그들은 마구 우기면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큰 소리로 요구하였다. 그래서 그들의 소리가 이겼다. 마침내 빌라도는 그들의 요구대로 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래서 그는 폭동과 살인 때문에 감옥에 갇힌 자는 그들이 요구하는대로 놓아주고, 예수는 그들의 뜻대로 하게 넘겨주었다. 어노인팅 성금요일 예배 '성경 구현(눅 23:1-25)'본문 중

예수를 못 박으라던 사람들의 소리가 결국 정의를 이겨 예수님은 나의 죄를, 이 세상의 모든 더러움을 홀로 안으시고 십자가의 길을 걸으셔야 했습니다. 나의 욕심과 잘 됨을 위해 너무 쉽게 하나님의 가치를 포기하는 모습이 수많은 사람들의 요구로 정의를 포기한, 결국 예수님을 십자가에서 죽게 한 빌라도와 다르지 않았던 거죠. 예수님의 등에 십자가를 지어준 것은 나였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가 예수를 당신을 다시 바라봅니다
내가 예수를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이 행하신 일
흔들리지 않는 사랑
깨지지 않는 약속 붙들겠네

내가 예수를 당신을 다시 바라봅니다
내가 예수를 당신을 사랑합니다

갚을 수 없는 사랑
아버지께 인도하시네
내가 예수를 사랑합니다 '내가 예수를 못 박았습니다' 중

하지만 뒤로 이어지는 2절의 가사에서는 참 사랑과 평강의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심으로 죄로 인해 단절된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의 벽을 허무셨음을 노래합니다. 또 후렴에서는 흔들리지 않는 사랑과 깨지지 않는 주님의 약속을 붙들겠다는 믿음의 고백으로 확장되는데요,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날마다 우리의 연약함을 인정하며 참 사랑이신 예수님을 붙들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날마다 수도 없이 예수님을 향해 못질을 하는 죄인을 십자가 사랑으로 품으시고 함께 가자 말씀하시는 주님께 우리의 시선을 고정하며 용기내 사랑을 노래하는 저와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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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2

글. 양민호
(어노인팅 간사, 싱어)
편집. 강은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