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노인팅 | ANO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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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어노인팅예배캠프2024
앨범 비하인드, 박기범

지난해 8월, 3일간 진행되었던 예배캠프를 담아낸 <어노인팅 예배캠프 2024> 실황 앨범이, 후반 작업을 거쳐 1월 14일 발매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예배캠프 앨범이 완성되기까지 몇 가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유하려 합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느낌으로 공개할 만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듯하지만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섞여 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p.1 예배캠프 주제 정하기

더할 나위 없는 주제 - Beatitudes?



<어노인팅 예배캠프 2024>의 주제를 정하는 과정은 단순한 아이디어 선택이 아니라 깊은 묵상과 고민의 연속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듣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형통하게 이끄실 것입니다’라는 말에는 자연스럽게 ‘아멘!’을 외치곤 하지만,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원하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라는 메시지 앞에서는 동의하기 어려워하거나 불편함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는 복음의 일부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려는 것처럼 그리스도를 따르는 불편한 길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질문은 이번 캠프의 주제를 정하기 위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인도자들과 함께 성경을 묵상하며 고민하던 중, 우리의 시선은 마태복음 6장 31-32절로 향했습니다.

오프닝 인사 | 박기범 간사 (어노인팅 미니스트리 대표)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마태복음 6장 31-32절

이 말씀을 중심으로 예수님이 마귀의 시험을 받으셨던 마태복음 4장, 산상수훈이 담긴 5장부터 7장까지를 묵상했습니다. 특히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로 시작되는 팔복의 내용에서 깊은 울림을 느꼈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삶의 모습과 우리가 원하는 삶의 모습 사이의 괴리는 ‘복’에 대한 개념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팔복을 묵상하면서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에게 진정한 ‘복’이란 무엇인가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팔복의 영어 단어가 궁금해졌습니다. ’Eight Blessings 인가?’ 생각하며 찾아본 단어는 생전 처음 접한 영단어 ’Beatitudes’였습니다. 그 단어를 한글로 찾아보니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라는 해석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가르치신 팔복은 세상의 기준을 넘어 진리 안에서 누릴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라는 개념을 담고 있었습니다. 이 아이러니하면서도 강렬한 메시지가 주는 감동으로, 결국 이번 예배캠프의 주제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 - The Beatitudes’로 결정되었습니다. 세상에서 흔히 말하는 ‘복’과는 완전히 다른, 하나님의 관점에서의 참된 행복을 탐구하며, 이번 캠프의 모든 프로그램은 이 주제 안에서 진행되었습니다.

Ep.2 나의 삶은 복되다

뜻밖의, 뜻 안의 만남



‘푯대를 향하여’,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라는 곡들을 작곡한 조유진 선교사님은 어노인팅이 많이 애정하는(?) 작곡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캠프를 몇 달 앞둔 2024년 5월, 매년 열리는 <어노인팅 미주 예배인도자 리트릿>을 위해 미국 동부 지역을 방문하던 중에, 뜻밖의 연락이 닿았습니다. 바로 조유진 선교사님께서 그곳에 머물고 계신다는 소식이었죠. 낯선 땅에서 이뤄진 이 만남은 친밀한 교제의 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조유진 선교사님은 어노인팅 일행에게 따뜻한 환대의 표시로 미국식 바비큐를 대접해 주셨는데요. 식사 자리에서 선교사님은 최근 작곡한 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셨고, 그 곡이 바로 ‘나의 삶은 복되다’라는 제목의 곡이었습니다. 이 제목을 듣는 순간, 캠프의 선곡을 고민하던 소병찬 간사님의 마음에 강렬한 영감이 떠올랐습니다.

미국에서 조유진 선교사님과의 만남

식사 후, 우리는 근처의 교회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선교사님은 교회 피아노 앞에 앉아 직접 곡을 연주하며 노래를 들려주셨습니다. “이 길을 알게 되어 나의 삶은 복되다…” 노래의 첫 소절이 울려 퍼지는 순간, 모든 이의 마음은 깊은 울림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 곡은 어노인팅 예배캠프의 주제인 ‘더할 나위 없는 행복 - The Beatitudes’의 메시지와 완벽하게 맞닿아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캠프를 위해 예비하신 순간임을 모두가 깨달았죠. 낯선 미국 땅에서 만난 하나의 노래가,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하심을 깊이 체험하게 한 이 특별한 순간은 이번 캠프의 또 다른 놀라운 간증으로 남았습니다.

Ep.3 더할 나위 없이 간절했던 기도 제목

드러머의 손가락



오랜 기간 매년 겨울마다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진행해오던 예배캠프가, 코로나 시기에는 ‘온라인 예배캠프’로 잠시 변하기도 했고. 2022년부터는 계절을 옮겨 8월 중 ‘3일간의 저녁 집회’ 형태로 진행하게 되었숩니다. 2024년이 세 번째 맞이하는 여름 예배캠프였는데, 많이 긴장했던 지난 캠프에 비하면 비교적 준비상황이 순조로웠습니다.

예배캠프 하루 전, 준비를 모두 마치고 다들 “내일 만나자” 인사를 나누며 주차장으로 향하던 중, 엘리베이터 앞에서 큰 소리가 났습니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짐을 옮기기 위해 깔아둔 카펫에 누군가 걸려 넘어졌던 것입니다. 넘어진 사람은 드러머 박승규 형제였습니다. 그는 금방 일어나긴 했지만, 손가락을 쥔 표정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병원 진단 결과는 가운뎃손가락 골절. 바로 이틀 뒤 예배캠프 둘째 날 저녁 집회와 모스트 디어 팀에서 드럼을 연주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노인팅 공동체는 늘 기능보다 존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드러머 없이 예배를 진행해야 할 가능성에 모두가 복잡한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 일이 캠프 기간 동안 우리 공동체가 가장 간절히 기도했던 제목이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승규 형제는 평소와는 다른 그립으로 드럼 스틱을 잡고 고통을 참아가며 끝까지 연주를 마쳤습니다. 그의 헌신 덕분에 예배는 차질 없이 진행되었고, 이후 돌아보니 하나님께 더 깊이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승규 형제의 용기와 헌신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번 캠프를 통해 우리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손길이 얼마나 크고 세밀하게 임하는지를 다시 한번 체험했습니다. 그 순간의 간절함과 감사함이 앞으로도 우리 공동체를 더 깊은 기도의 자리로 인도할 것이라 믿습니다.

Ep.4 새로운 사운드, 새로운 믹싱 엔지니어

소통으로 믹스하기



이번 <어노인팅 예배캠프 2024> 앨범에서는 오랜 시간 어노인팅에서 음향 사역을 해온 박유만 간사가 후반 믹싱 작업을 맡았습니다. 그동안 약 10년 넘게 내쉬빌에 계신 김대우 기사님이 앨범 믹스를 담당해 주셨지만, 이제 어노인팅의 사운드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는 박유만 간사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이는 자연스러운 변화였지만, 한두 곡의 싱글이 아닌 총 19개의 트랙과 140분 이상의 러닝타임을 가진 예배 실황 앨범을 작업하는 일은 엄청난 도전이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끝까지 끈기 있게 이를 완수해냈고, 멤버들 모두가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특히 연주자와 싱어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피드백을 후반 작업에 반영한 점은 앨범 완성도를 한층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덕분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예배의 현장에 참여하여 하나님께 예배하는 경험을 앨범을 듣는 청자들과 공유하는 라이브 예배 앨범이 되기 위해, 유만 형제는 더 많은 연구와 고민을 해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앞으로 더 발전하는 어노인팅 앨범이 되도록 여러분의 많은 기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하나의 예배를 앨범에 담고, 그 예배 속에서 일하신 하나님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는 엄청난 보람과 가치를 지닌 사역입니다. 어노인팅은 지난 25년간 그러한 기록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세상은 변하고 유행은 흘러가지만, 변치 않는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경험하며 배워가는 과정은 우리의 믿음을 더 견고히 합니다. 어노인팅이 이러한 사역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여러분의 지속적인 기도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또한, 이 예배의 은혜를 함께 경험하며 그 현장의 증인이 되어주시길 기대합니다.

결국 이 예배의 유일한 청중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는 그분의 자녀이자, 주님께 속한 백성임을 믿습니다. <어노인팅 예배캠프 2024>를 통해 하나님께서 이루신 놀라운 은혜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길 소망합니다.



2025.04.13

글. 박기범 (어노인팅 대표, 프로듀서)
사진. 오병환 권지원
편집. 어노인팅 블로그 편집자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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